스칼렛 요한슨에 해당하는 글 1개
  1.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2006/02/12

이미지 출처 : 씨네서울
영화를 보게 된 동기는 다소 불순하다. 2월 중 나의 최고 기대작, '손님은 왕이다'의 설정과 비슷하다기에 ─ 씨네서울에서는 영화 사촌으로 설정돼 있다 ─ 보고 싶어졌던 것이다.
막상 영화 정보를 검색해보니 예전에 너무 재밌게 봤던 '오! 형제여, 어디있는가?'의 코엔형제가 만든 영화였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벼르다가 그냥 못 봤던 기억도 있다. 흑백톤 영화는 왠지 지루할 것 같다는 다소 실없는 선입견 때문이었던 것도 같다.
초반, 선입견은 그르다는 고정관념을 뭉개버릴만큼 영화는 지루했다. 무미건조한 표정의 주인공의 논바닥 갈라지듯 건조한 나레이션은 고등학교 물리 선생님의 수업만큼이나 강력한 수면효과를 가져왔다. 게다가 곁들인 맥주 한캔의 포만감도 수면을 부추겼다.
그렇게 미적거리던 영화는 일순간 탄력을 받는다. 간단하게 도식화할 수 있는 인물들의 행동은 여러가지 변수를 만들어낸다. 드라이크리닝 가게의 사장이 되고싶다는 주인공의 소박한 바람은 어이없는 사건들에 어이없이 무너져 내린다. 결국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 '복수는 나의것'에서 박찬욱 아저씨가 보여줬던 것처럼 ─ 의도치 않은 행동들이 섞여 색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소한 진리를 영화는 잘 보여준다.

독일의 학자 중... 프리츠인가 버너인가... 어쨌든, 그 사람의 이론에 의하면 어떤 것을 과학적 으로 시험 하기 위해선 행성들의 공전법칙이나, 태양의 흑점 변화나, 수도에서 물이 나오는 이치 등을 알기위해 관찰을 해야 하는데, 그러나 간혹... 관찰하는 행위 자체가 본질을 변화 시킨다는 거요. 그래서 현상의 실체를 알기가 불가능 하다는 거지. 또는 당신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결과는 바뀐다는 얘기요. 진실을 아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죠. 관찰하는 행위 자체가 그것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이 이론을 불확정성 원리라고 하오.
어불성설 같지만 아인슈타인도 그 원리를 인정했소.
과학, 인식, 현실, 의문, 합당한 의문.
내 말은 관찰을 하면 할수록 더 모른다는 얘기요. 이 말은 입증된 사실이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유일한 진실이죠. 이 독일인 작자는 수학공식까지 산출해냈소.
흔히들 코엔 형제의 영화를 블랙코미디라 부른다. 그들의 영화는 사람을 박장대소, 낮은포복 포복절도하게 만들지 않는다. 대신 윗 사진의 여인네처럼 피식거릴 수 밖에 없는 헛웃음 짓게 만든다. 모든 반응(reaction)이 적절치 않아 그저 웃음으로 그 공백을 매울 수 밖에 없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미쳐 깨닫지 못했던 건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는 점이다. 각자의 캐릭터에 너무 충실한 모습이었다. 스칼렛 요한슨의 피아노도 좋았다. 사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월광곡을 연주했던 것 때문일 수도 있다. '손님은 왕이다'의 기대는 종전보다 더 커져 버렸다.

·영화를 해석(?)하는데 필요한 의문점. 혹은 맥거핀?
극중 주인공은 끊임없이 담배를 핀다. 이발할 때는 물론이고, 안 좋은 소식을 전하러 온 형사가 담배를 건낼 때에도 그의 손엔 이미 담배가 들려있다. 그러나 딱 한번 그의 라이터가 말을 듣지 않아서 담배를 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내의 변호 비용을 대기 위해 이발소를 저당 잡히러 간 은행에서다.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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