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경험 2007/02/23 01:16, Almost everything

선정적인 제목 만큼이나 아주 부끄럽고 어색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10년 정도를 안경만 끼다가 렌즈를 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CCN의 뷰파인더와 내 눈 사이에 안경알이 끼어있는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누가 들으면 어이없어 할만한 이유에서였다.

안경점에 들어가서 렌즈 맞추러 왔다고 했더니 안경 새로 맞출거냐고 물어보더라. 아... 안경도 렌즈지. 콘택트 렌즈요, 하고 똑 부러지게 말하지 못하고 '에?' 한번 해줬더니 대충 감잡으셨다.

일사천리로 시력검사를 하고, 처음 끼는 거라면 착용감이 좋은게 낫지 않겠냐고 넌지시 8만원 짜리를 권하시는 사장님. 머뭇거리니까 만원 빼주시는 센스. 그걸로 할게요.

바보 같이... 콘택트렌즈도 안경렌즈처럼 유리를 가공하는줄 알았다는.

시력에 맞춰 이미 제작돼 있는 렌즈 중에 하나를 골라 주셨다. 자체 제작한 메뉴얼과 함께. 그러니까 이게 검지에 렌즈를 올리고 중지로 눈을 까 뒤집어서 검은 눈동자 위에 살짝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는 건데... 눈이 계속 감긴다. 안 그래도 렌즈가 눈보다 더 크지 않을까 싶은데 손이 닿을때마다 반사적으로 움찔! 눈이 감기니 바늘구멍으로 낙타 지나가는 격이다. 눈을 감으시지 마시구요. 누가 그걸 모를까.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걸 어떻게 해요. 그럼 아저씬 3번 척추만 1cm 움직여 보시구랴, 소리치고 싶었다.  2시간 만에 넣으신 손님도 있어요. 그게 위로야? 이게 오기가 생기더라.

가게에 나 혼자만 손님도 아니었고, 계속 넣어 보고 계세요. 아저씨 나 포기한거야? ~_~;; 에라, 메뉴얼이 무슨 소용이야. 두 중지로 힘껏 손을 고정시키고서 렌즈를 우겨넣었다. 그리고 몇 번 깜박여줬더니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라. 반대쪽 눈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쉽게 넣어버렸더니 신기하다는 아저씨의 반응.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왔다. 생각보다 이물감이 느껴지지도 않고 아주 편했다. 흘러내릴리 없는 투명 안경테를 습관적으로 올리며 집으로 향했다. 노을이 예쁘게 지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 렌즈 착용 후 첫컷을 날렸다.
by 사라마지 일상, 콘택트렌즈
새벽 세 시 2007/02/14 03:09, Almost everything

후두둑 거리던 빗소리가 어느새 들리지 않는다. 웽웽 돌아가는 컴퓨터 팬 소리가 오히려 요란하다.

등록금을 납부하러 은행에 갔다. 생각 없이 만원권으로 인출해보니 꽤 두툼하다. 한 손으로 잡기에 부담스러울 정도. 한학기에 이만한 돈을 쏟아붓고도 잘도 졸고, 딴짓하고, 결석하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사람이 그리운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건만, 한번씩 상처가 아물었던 곳이 간질간질 할 때가 있다. 계속 긁어대다간 또 덧날라 걱정이다.
by 사라마지 일상
슬럼프 2007/01/12 02:10, Almost everything

날마다 보던 영화를 안 보게 되서 생긴 두시간. 잠깐 인터넷을 방황하다가 글이나 써야지 했는데 어느새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시간이다. 시간은 간혹 등떠밀리기라도 한 것처럼 지나가버린다.
사진을 안 찍은지도 오래 되었다. 겨울이라 찍을게 없지 않냐고 자위하지만 내가 날 속일 수 있겠어. 답답해서 훌쩍 떠나고 싶은데, 감히 내가 그럴 수 있을까?

요즘 참.... 그렇다.

by 사라마지 일상
세번째 2006/12/13 01:09, Almost everything

아주 나의 기억상실증엔 치가 떨린다. 이게 벌써 세번째다. 거의 두시간을 작업해놓고 저장을 안해서 홀랑 날려먹은게 말이다. 보통 안 좋은 기억은 오래 가지 않나? 기억을 담당하는 선 어디가 낡아서 달그닥거리고 있나 보다.
근데 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벌써 나흘째 매달려서 자막번역작업을 하고 있는걸까. 그냥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분명히 후회할 것 같은데 후회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으니, 전면적인 성격 개조 외엔 답이 없는 상황이다.
by 사라마지 일상

글을 쓰다 시계를 봤다. 5시 20분.

헉!!

그것도 오후. 손목시계를 봤다. 오전 2시 43분. 뭔가 이상하다. 컴퓨터 시계는 자동으로 서버에 접속, 동기화되는거라 안 맞는 경우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어쩔수 없이 손수 시각을 설정해두고 마무리 지었다.
순간 엠에센으로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어 답해주려고 열심히 적고 있었는데, 매계변수가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저절로 종료되어버리는게 아닌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보통 다시 실행하면 아무 일도 없던것처럼 작동하는게 윈도우즈의 진면목(?)일진데, 그 이후 아예 접속조차 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재부팅을 감행했다. 지겨운 30초의 부팅시간이 지나고 지독한 숙취 해소처럼 기능들을 시작프로그램들이 하나씩 깨어났다.

엠에센은 역시 접속 되지 않았다.

시계를 보았다. 오후 6시 14분.
by 사라마지 일상
이제 알았어 2006/12/08 00:05, Almost everything

언제 삐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잊어버릴만 하면 한번씩 상기시키려는지 시큰거리더라구.

신경통이야. 비 오니까 그런거였어. 킥킥.
완전 웃겨. 일기예보 시스템을 하나 달게 된 셈이야.
by 사라마지 일상
작업 일지 2006/11/27 23:57, Almost everything

어제부터 내 귀가 이상했다. 오른쪽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이다. 중학생 때부터 이어폰을 끼었으니 슬슬 갈때가 됐나 싶어 은근히 걱정하던 참에, 결국 일이 터졌다.

평소대로 음악을 틀어놓고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른쪽 귀가 웅웅거리는 느낌. 오른쪽 스피커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콩, 바보 같이.

스피커가 이상했다. 오른쪽 스피커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 상태였다. 왼쪽에서만 소리가 나고 있었으니 당연히 한쪽만 들리는 것같이 들리는 거였다.

정확히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5.1ch(이라고 우기는) 헤드폰을 끼고 확인해봤다. Front Left, Center, ....... , Rear Right, Rear Left. 분명히 얼굴도 예쁠거라고 생각되는 아가씨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흠 왼쪽이 죽었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어폰 거꾸로 쓰고 다시 테스트. 좋아, 내 귀는 멀쩡해!


바로 수리에 들어갔다. 스피커의 왼쪽 연결부를 뺐다 다시 꽂았다. 다시 확인. 역시 감감 무소식이 희소식. 당황했다. 내 유일한 수리법이 먹히질 않았다. 한번 더.

된다! 된다!

그러다 오늘 저녁에 내 귀병이 재발했다. 어제 치료법을 그대로 반복해도 차도가 없었다. 홧김에 사운드 카드에서 나오는 모든 선을 뺴서 다시 꽂은 후에 테스트.

된다!된다!된다?

오른쪽 스피커는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Center가 들리지 않았다. 평소 음악을 들을때는 문제가 없지만 영화를 볼때는 치명적이다. 거의무성영화를 봐야한다는 얘기다. 다시 기존의 치료법을 반복. 이제 치료에 내성이 생겼는지 소용이 없다. 혹시나 싶어 메인보드에 내장된 사운드카드에 선들을 연결해봤더니 깨끗하게 센터가 나오는 것이다.

헉! 그러면 사운드카드 문젠가.

귀찮아졌다.

영화는 메인보드 내장으로 보고 음악은 약간 고장난 놈으로 들어야지 하고 다시 원래의 사운드 카드로 선들을 꽂아둔 다음에,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가는데 불량배들에게 둘러싸인 완전 예쁜 여자를 화려하게 구해주고 연락처를 묻는 그녀를 뒤로한채 헤어졌는데 우연히 길거리에서 다시 만났을 확률 정도의 기대감으로 테스트를 해봤다.

된다아아아아!

근데 어째 불안하다. 내가 고친건지. 지가 고쳐진건지. 아니면 꾀병인지. 파업은 아니었겠지.
by 사라마지 일상
작업 완료 2006/11/07 01:30, Almost everything

백업 실수로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음악들을 홀라당 날려먹고 시작한 이백장 정도 되는 씨디들의 디지털화 작업이 끝났다. 만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틈틈이 했는데 한장에 삼분도 걸리지 않는 새컴퓨터의 뛰어난 처리속도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빨리 끝낼 수 있었다.
다시 풍성해진 폴더 뒤적거려 보았지만 이상하게 듣고 싶은 곡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아무곡이나 리스트에 넣어두고 재생시켰는데 그렇다고 싫은건 아니다. 어릴적 곧잘 불었던 단소가 책상정리 중에 우연히 튀어나와 무턱대고 불어봤지만 쉭쉭 바람소리만 날때의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씨디들을 보면서 내가 변하긴 했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다.
by 사라마지 단상, 일상

작년에 무사히 넘어갔으니 올해도 그렇지 않을까 한 내 생각이 틀렸다는걸 콧물이 실감나게 가르쳐준다. 목은 따끔하고 재채기에 약간 으실으실하기까지 한 것이 이마에 감기라고 써 붙이고 달려드는 이 녀석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건망증도 감기의 증상일까. 어떤 내용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새 까먹어버리다니. 오랜만에 일찍 잠이나 자야겠다.
by 사라마지 감기, 일상

오전이 없어진건 무슨 이유야?!! 오후형 인간으로 복귀. 시차는 대서양 어딘가? ㅡ_ㅡ;;
by 사라마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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